초등학교 4학년 신혁(가명)이는 카카오톡 알람만 들리면 심장이 내려앉는다.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학교 동급생들이 “XX새끼, 왜 사냐” “눈에서 알짱거리면 알아서 해라, 보일 때마다 한 대씩이다” 등 심한 협박과 욕설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를 꺼두거나 무음모드로 해놔도 소용없다. 밤낮,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날아오는 욕설에 매순간 불안하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신혁이는 학교 가기가 무섭다. 신혁이는 등교를 거부하며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호소하고 있다.인천 소재 초등학교 4학년 아영(가명)이도 악몽 같은 기억이 있다
지난 3월 29일 새벽 5시30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아직 동이 트기 전이라 골목길은 파르스름한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인적이 드문 가운데서도 패스트푸드점에서 그룹스터디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공무원시험 전문학원이 밀집해 있다. 그중 한 곳인 N학원 7층 강의실에서 김은영(26)씨를 만났다. 수원에 사는 김씨는 오전 수업을 듣기 위해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강의는 아침 9시반부터 시작하지만 강의실 앞자리를 잡고 자습도 할 겸 일찍 나왔다는 것이다.김씨가 공부하고 있는 곳은 한 번에 500명
한국의 1호 북 프로듀서 홍익대 디자인콘텐츠대학원 광고디자인과 이나미(55) 교수. 그런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뮤지컬 조연출 및 통역가로 활동하는 딸 김수빈(29) 감독. 딸에게 엄마는 항상 닮고 싶은 자랑스러운 여성이었고, 엄마는 그런 딸이 대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한마디가 떨어졌다. “엄마 나 임신했어.”그것도 혼전임신. 충격이 가시기도 전, 딸은 카메라를 들어 자신의 결혼, 출산, 육아의 모든 과정을 기록했다. 그 실화들이 모여 지난 2월 25일 다큐멘터리 ‘소꿉놀이’로 개봉됐다. 하루아침에 엄마가 된 수빈씨
지난 3월 1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미림타워 3층에 위치한 BOB(Best of Best) 프로그램 센터. 한국정보기술원(원장 유준상) 산하 기관인 이곳에서는 2012년 미래창조과학부 역점 사업으로 시작한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른바 ‘화이트해커’를 키우는 곳이다.센터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대형 통유리 문이 달린 방 하나였다. 수십 대의 컴퓨터와 함께 거대한 스크린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방 한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기차 모형. 문 고장, 속도제한시스템
[image1]경기도 일산에 사는 구필화가 임형재(48)씨의 입엔 오늘도 붓이 물려 있다. 임씨는 현재 주문받은 일출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그가 붓끝을 움직일 때마다 나뭇결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세밀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1987년 대학교 2학년이던 그는 학과 엠티에 참여했다가 불의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장애를 얻었다. 전신마비가 된 그의 운명을 바꿔놓은 건 아버지가 상 위에 올려놓은 명태 한 마리였다. 재미 삼아 그려본 도화지 속 명태가 임씨에게 잊고 지냈던 화가의 꿈을 상기시켰다. 그때부터 붓
“제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후배 새마을 지도자들에게도 지역 나눔의 정신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지난 2월 21일 이정훈(48)씨가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씨는 지난해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선정한 24인의 ‘생활 속 작은 영웅들’ 중 한 명이다.대구 달성군 구지면 새마을협의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경로 위안잔치를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많은 봉사활동을 도맡아왔다. 특히 2005년부터는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해 약 90여가구에 기타 주택도구와 장판교체, 도배작업을 도와주는 등 주택수
‘돈벌이에 관심이 많고 부모 세대에 비해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세대’.지난해 7월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이 규정한 ‘장마당 세대’다. 장마당 세대는 1980~1990년대에 북한에서 태어난 20~30대 청년 세대다. 이들은 특히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세대다. 고난의 행군이란 1990년대 중반 자연재해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발생했던 북한의 극심한 경제적 위기를 말한다.장마당 세대는 시장경제 체제에 친숙하다. 자고 일어나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했던 상황에서 이들은 장마당에 나가 물건을 팔면서 살길을 찾아야만
“만일 제게 골수 이식을 받은 사람이 재발한다면 저는 또다시 제 골수를 서슴없이 내줄 겁니다.”지난 2월 12일 경기도 김포 해병대2사단에서 만난 고현종(31) 대위의 말이다. 해병 전차부대 중대장으로 군복무 중인 고현종 대위는 지난해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선정한 ‘생활 속 작은 영웅들’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고현종 대위는 생활 속에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왔다. 현재까지 사랑의 헌혈운동 참여 횟수만 무려 81회. 넉넉지 않은 봉급임에도 매월 2%가량을 한국조혈모세포은행,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굿네이버스 등 다수 단체에 꼬박꼬박 후
“호흡이 있는 자마다 주를 찬양할지어다.”지난 2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0여명의 합창단원을 통해 멘델스존 교향곡 제2번 ‘찬양의 송가’가 웅장하게 울려퍼졌다. 연주된 화음을 완벽히 조율한 손끝의 주인은 서울오라토리오 최영철(64) 감독. 서울오라토리오는 서울특별시 지정 전문 예술단체로 오라토리움(대규모의 종교적 극음악)의 정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온 곳이다. 최 감독은 25년간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 클래식계에서 오라토리움 음악의 새 지평을 연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2월 3일 서울 관악구 서울오라토리오 사무실
“의사들 사이에서는 내가 돌팔이처럼 생각될지도 몰라요.”김선규(62)씨가 농담처럼 던진 첫마디였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김씨는 현재 대한제암거슨의학회 환우회장을 맡고 있다. 대한제암거슨의학회는 암을 비롯한 만성 난치성 질환자를 위한 식이요법 등 생활습관 개선을 치료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의사들의 모임이다. 그가 이 모임에 참가하는 암 환자를 대표해 환우회장을 맡은 것은 그 역시 남다른 암 투병 경력을 지녔기 때문이다.김씨는 한창 건강할 44세 나이에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무려 18년 동안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
암 정복 시대가 머지않았다. ‘암은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5년 생존율 100%’란 5년 동안 암 환자 생존율이 일반인과 동일한 것으로 완치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국민 2013년 암발생률, 암생존율 및 암유병률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2013) 발생한 암 환자 5년 생존율이 69.4%다. 바야흐로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완치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오는 2월 4일은 UICC(국제 암 억제 연
‘이승만 국부론(國父論)’ 논쟁이 뜨겁다.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도 가세했다. 문 대표는 지난 1월 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1948년 정부 수립으로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승만 대통령도 아마 그렇게(스스로가 국부라고) 생각 안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이승만 국부론 논란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정치적·이념적 입장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언론인 출신인 손세일 전 의원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이승만 연구가의 한 사람으로